언론이 본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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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인문학칼럼] 아우라, 왕의 오믈렛과 군대 라면 - 이국환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11.16 조회수 1169
[국제신문/인문학칼럼] 아우라, 왕의 오믈렛과 군대 라면 - 이국환 한국어문학과 교수 이국환한국어문학과 교수 저물어가는 가을, 노란 은행잎이 떨어지는 길을 걸으며 가수 윤도현의 노래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흥얼거린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라는 구절에서 자발없이 코끝이 찡해져 노래를 잇지 못하고, ‘가을에는 공중에도 바닥이 있다’는 문태준의 시구를 떠올리며 걸음을 멈춘다. 그때 참새처럼 재잘대며 지나가는 중학생들이 서로를 툭툭 치며 주고받는 말을 듣는다. 의기소침한 표정, 작은 키에 몸피마저 여윈 친구의 어깨를 감싸며 함께 걷던 친구가 격려의 말을 건넨다. “인마! 너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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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학 -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2017.11.09 조회수 1231
[국제신문/세상읽기]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학 -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대경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예상치 못했던 미국 생활 15년. 교육 조교 3년과 교수로 8년을 지내면서 짧지 않은 미국 대학의 교육 시스템과 운영을 경험했다. 한국에서 강의한 지 벌써 3년이 흘렀다. 예상은 어느 정도 했지만 한국 대학생들은 강의 시간에 거의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지만 ‘왜’라는 의문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은 강의를 마칠 때마다 든다. 무거운 책임감 역시 뒤따른다. 그래서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의 연구 결과는 더욱 당혹스럽게 한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강의 시간에 교수의 발언을 전부 받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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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세상 읽기] 불화 속에서 고독하게 죽고 싶지 않아서, 투쟁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11.03 조회수 1050
[한겨레/세상 읽기] 불화 속에서 고독하게 죽고 싶지 않아서, 투쟁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 권명아한국어문학과 교수 여름에서 가을 사이, 부산에서는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세상에는 뒤늦게야 주검이 발견된 이들이 유달리 많았다. 이른바 고독사로 분류된 죽음이 석 달 사이 27명. 확인된 통계만 그렇다. 부산시는 “고독사 위험군 관리, 실태조사, ‘민·관 협력 위기 가구 발굴단’ 운영” 등의 ‘고독사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고독사도 전염병처럼 예방하고 관리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반면 부산의 반빈곤 센터는 고독사, 특히 청년 고독사 문제를 함께 마주하려면 경제적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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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오피니언] 애꾸 선생과 들국화 - 김성언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2017.11.03 조회수 1031
[부산일보/오피니언] 애꾸 선생과 들국화- 김성언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김성언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가을 깊어 들국화가 산마루를 옅은 보랏빛으로 애잔하게 수놓을 때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서두가 제법 로맨틱하게 시작되었지만, 애석하게도 그 사람은 외로이 살아가는 '산장의 여인'도,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도 아닌, 좌자(左慈)란 옛 중국 술사다. "조조의 군사가 아무리 기를 쓰고 말을 달려도 좌자 선생을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오나라로 통하는 언덕길에서 선생은 뒤를 돌아보며 한번 싱긋이 웃고는 고개를 넘어갔습니다. 언덕에는 들국화 한 송이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선생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선고(先考)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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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여의도포럼-박형준]북한의 오판인가, 미국의 오판인가 - 박형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2017.10.31 조회수 1030
[국민일보/여의도포럼-박형준]북한의 오판인가, 미국의 오판인가- 박형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박형준국제학과 교수 한반도가 6·25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음은 분명하다. 한데 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까를 둘러싸고 우파와 좌파의 시각은 확연히 갈린다. 필자도 ‘썰전’에서 이 주제만 나오면 생각이 평행선을 달린다. 이런 논쟁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프레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프레임은 인식의 틀이다. 그것은 생각의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다. 사람들은 프레임 없이 판단하지 못한다. 누구나 일종의 색안경을 쓰고 있는 셈이다. 영화 ‘남한산성’에서 최명길과 김상헌이 왕 앞에서 벌이는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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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강신준 칼럼]러시아 혁명과 두 개의 마르크스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2017.10.31 조회수 1060
[강신준 칼럼] 러시아 혁명과 두 개의 마르크스-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강신준경제학과 교수 마르크스는 이미 우리 곁에 돌아와 있다. ‘마르크스 재장전!’- 1959년 고데스베르크 강령에서 마르크스를 폐기했던 독일 사민당의 기관지가 이번 달 특집으로 내건 제목이다. 그렇다면 촛불 1주년의 우리에게 마르크스는 무엇일까? 1917년 11월7일 볼셰비키 정부가 수립되었다. 그로부터 100년, 러시아 혁명을 돌아보는 심경은 복잡하다. 그 혁명에 걸었던 간절한 소망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데 혁명은 분명 실패했기 때문이다. 혁명의 실패는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미완의 과제는 2008년 경제위기로 모두 현실에서 확인되었다. 서로 마주 선 이들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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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중앙시평]둔촌주공 아파트 - 승효상 건축학과 석좌교수
2017.10.31 조회수 1143
[중앙일보/중앙시평]둔촌주공 아파트- 승효상 건축학과 석좌교수승효상건축학과 석좌교수 재건축아파트의 진흙탕 수주전 왜 몽땅 기억상실의 광기뿐인가 역사적 기억 없이는 어떤 아름다움도 없다고 했다 중국 허난 지방에 야오둥(窯洞)이라는 독특한 집들의 마을이 있다. 땅을 6~7m 파서 마당을 두고 주변에 방들을 둘렀는데 방들 위는 땅이라 농지로도 쓰인다. 땅 위에서 보면 사각형 구멍들이 듬성듬성 파인 듯한 풍경의 이 마을은 놀랍게도 4000년이란 긴 역사를 기록한다. 이와 비슷한 마을이 무려 9000년 전 터키의 차탈휘크라는 곳에도 있었으며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에도 수천 년 역사의 마을들이 즐비하다는 걸 알게 되면, 우리가 배운 세계 건축사의 고딕, 르네상스, 바로코 같은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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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청년들을 구출하라!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10.31 조회수 1039
[국제신문/세상읽기]청년들을 구출하라!-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전성욱한국어문학과 교수 지방의 사립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거의 매일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난다. 돌이켜보면 강단에 섰던 지난 십여 년의 시간이 무심하게 흐르는 동안, 한국의 대학들은 적지 않은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나 스무 살 초반의 청년들이 반짝거리는 눈을 하고 나의 강의를 경청하는 일상의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 강의실의 기자재들이 더 좋아졌고, 학교의 낡은 건물들이 정비되고 새 건물이 들어서기도 했지만, 그것이 큰 변화라는 실감은 없었다. 이런저런 학사행정의 개편이 있었으나, 학생들에게 그런 변화는 그다지 크게 감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십여 년 동안 대학 당국이 느낀 변화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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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아침향기]아주아주 작은 창 - 강은교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2017.10.31 조회수 1056
[부산일보/아침향기] 골목의 기도- 강은교 한국어문학과 교수강은교한국어문학과 교수 스마트폰이 울렸다. 오랜만에 온 후배 시인의 전화였다. 책을 한 권 내었으므로 보내겠으니 주소를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사 보겠다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그러면서 말했다. " 선배님 이야기도 나오는 데요." "아니 무슨 이야기가?" "왜 그 전에 몽골과 러시아에 함께 갔었잖아요? 그때 제가 사진을 찍느라고 돌아다니던 것 생각 안 나세요?" 그 후배는 사진작가이기도 했다. 창은 그리움, 그 그리움에 버틴 삶 구석진 곳 숨어 있는 아주 작은 창들 권력자와 우리, 모두 잘 들여다봐야 신선한 바람에 사회 갈등 줄어들어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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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메디칼럼]부산의 3대 문학관을 아십니까 - 이규열 의학과 교수
2017.10.31 조회수 1128
[국제신문/메디칼럼]오늘도 진행되는 인류의 이기적 욕망- 이규열 의과대학 교수이규열의과대학 교수 추석 연휴 식구들과 통영에 다녀왔다. 이미 여러 번 다녀온 통영이지만 외지에 사는 아들, 며느리가 안 가본 곳이기도 하여 식구들이 원하는 케이블카니 루지니 하는 것들은 다 포기시키고 필자 뜻대로 박경리문학관, 전혁림미술관, 청마문학관, 윤이상 음악관, 동피랑, 조각예술공원 등을 2박3일간 둘러봤다. 박경리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 통영 노제에서 만나자는 사위인 김지하 선생과의 면담 약속으로 통영을 다녀온 이후로는 매년 통영을 들르고 박경리 문학관을 다녀온다. 올해 들른 박경리 문학관에서는 문학관 운영에 대하여 통영시에서 파견된 관리인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부산의 문학관들을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