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본 동아
-
[한겨레/세상 읽기]‘위대한 히트작’과 집합적 쓰기의 역사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09.29 조회수 1006
[한겨레/세상 읽기]‘위대한 히트작’과 집합적 쓰기의 역사-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권명아한국어문학과 교수 “내가, 내가, 그 미친년이다, 우짤래?” ‘정신대 피해 신고 접수처’가 설치된 동사무소를 찾은 영옥의 이 대사는 영화 의 대표 대사로 기억된다. 영화 에서 종분은 평생 위안부 피해 생존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친구 강영애의 이름으로 산다. 종분은 영애의 오빠를 찾기 위해 동사무소에 민원서류를 내러 나오며 세상으로 나온다. 김숨의 소설 에서 재개발 예정지에 불법으로 거주하는 그녀 역시 실거주자 확인을 위해 찾아오는 공무원을 피하느라 숨어 지낸다. 영화 에서는 9급 공무원 민재와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옥분...
-
[부산일보/아침향기] 골목의 기도 - 강은교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2017.09.18 조회수 1079
[부산일보/아침향기] 골목의 기도- 강은교 한국어문학과 교수강은교한국어문학과 교수요즈음 재정비가 되고 있는 도시에선 많은 골목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골목이야말로 우리 삶의 짙은 냄새가 배어 있는 곳이 아닐까. 골목에는 아침이면 골목을 돌아나가시던 아버지의 냄새가 배어 있다. 무거운 시장 가방을 들고 땀을 닦으며 들어오시던 어머니의 냄새도. 첨 신은 구두로 뚜벅뚜벅 걸어들어오던 형 또는 첨 맞춰 입은 분홍빛 코트 자락을 조심히 만지며 대문을 수줍게 두드리던 언니의 냄새도. 언니는 그때 첫사랑을 하는 중이었을까.고교 시절에 집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돌면 늘 한복을 단정하게 입으신 아버지가 대문 앞에 서 계시곤 하셨다. 학교에서 돌아올 딸을 기다리며. 아버지의 등 뒤로는 하늘...
-
[국제신문/세상읽기]공영방송 정상화의 조건 -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2017.09.14 조회수 1026
[국제신문/세상읽기]공영방송 정상화의 조건-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김대경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되새기고 싶지 않은 기억을 고통스럽게 곱씹어야 하는 때가 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52분 세월호 침몰 신고가 최초로 접수된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 338명이 타고 있다. 그 긴박한 상황에서 MBC는 오전 11시1분 ‘학생 전원구조’라는 속보를 내보낸다. YTN, KBS, 그리고 다른 종합편성 채널 역시 자막과 앵커 코멘트를 통해 뒤따른다.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국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사실이 아니었다. 한국 저널리즘 역사상 최악의 오보였다. 현장에서 목포 MBC 기자들이 오보 가능성을 계속 지적했음에도 본부 보...
-
[부산일보/부일시론]개발·역사문화 공존, 불가능한가 - 김기수 건축학과 교수
2017.09.14 조회수 1018
[부산일보/부일시론]개발·역사문화 공존, 불가능한가- 김기수 건축학과 교수김기수건축학과 교수 가을을 맞아 도시·건축 분야 국제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부산국제건축문화제와 국제건축연맹(UIA) 서울세계건축대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와 건축문화제,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이들 행사의 주된 관심사는 역시 미래의 도시 모습이다. 행사에 참여한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레는 "도시재생은 오래된 건물에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는 것"이라며 개발과 역사문화자산 공존을 말하고 있다. 2015년 유엔에서는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16~2030년 실행 목표를 설정한 바 있으며, 17개 목표 중 9개 영역이 역사, 문화의...
-
[부산일보/인문산책]둅쌀녕감뎐 - 김성언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09.13 조회수 1139
[부산일보/인문산책]둅쌀녕감뎐 - 김성언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김성언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속옹(粟翁)은 사십 년 교원 생활 끝에 얼마 전 퇴임해 지금은 집에서 무위도식하고 있는 김 모의 자호다. 혹 친구나 제자들이 작호(作號)의 뜻을 물을라치면 소동파의 '적벽부'에 나오는 '창해일속(滄海一粟)' 고사를 끌어다 대며 "인간은 우주의 한 티끌에 불과한 거여!" 하고 세상 이치를 다 깨달은 양 너스레를 떨지만 알고 보면 그 속이 빤하다. 언젠가 술판을 마치고 통금 시간 직전에 가까스로 집 현관에 골인해 고꾸라지자 그 꼴을 본 아내가 "아이고, 이 멍청한 좁쌀영감아!"하고 혀를 찼는데 그때부터 당연히 좁쌀영감은 그가 평생을 숙명처럼 ...
-
[국제신문/세상읽기]서정주 전집 간행에 부쳐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09.11 조회수 1081
[국제신문/세상읽기]서정주 전집 간행에 부쳐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전성욱한국어문학과 교수 방대한 분량의 서정주 전집이 간행되었다. 전문적인 연구자들에 의해 기존 판본의 오류들을 바로잡은 정본이 출간된 일은 문학사적으로 뜻깊은 일이다. 물론 이번 전집에 대한 원전 비평적 논의는 시간을 두고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집의 간행이라는 것은 원저자의 글을 한데 모으는 단순한 수합이 아니다. 전집이란 그 작가에 대한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망라하여, 엄밀하고 실증적인 판본의 비교와 주해의 바탕 위에서 정본을 확정하는 지난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아직 근대문학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이광수의 전집조차도 제대로 된 것을 갖고 있지 못하다. 어디 그뿐이랴. 김동인과 염...
-
[국민일보/여의도포럼-박형준]J노믹스의 나머지 반쪽 - 박형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2017.09.11 조회수 1018
[국민일보/여의도포럼-박형준]변양균 노선과 홍장표 노선- 박형준 국제학과 교수박형준국제학과 교수 소득주도 성장론은 성장론이다. 분배 개선에만 머물고 성장이 제대로 안 되면 성립되지 않는 노선이다. 그런데 새 정부 120일을 보면 분배 전략은 보이는데 성장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이 노선을 만든 이들도 한국 경제의 생태계를 알 테니 분배가 성장을 자동 보장해주리라 믿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유의 성장 전략이 없다면 이른바 J노믹스도 완성될 수 없다. 오늘의 상황에서 성장은 혁신 역량에 달려 있다. 혁신 역량은 ‘창조적 파괴’를 위해 과감히 뛰어드는 기업가 정신에 의존한다. ‘거침없는 하이킥’도 불사할 수 있는 모험심과...
-
[한겨레/강신준 칼럼]적폐청산의 양날과 노동의 갈림길 -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
2017.09.04 조회수 929
[한겨레/강신준 칼럼]적폐청산의 양날과 노동의 갈림길- 강신준 경제학과 교수강신준경제학과 교수 기업별 교섭에서 출발한 민주노조운동이 거기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이 적폐를 청산하고 비정규직 문제의 진정한 해법을 찾을 수는 없을까? 기적의 왕도는 없다. 노동계 스스로 오래전 찾았던 해답, 기업별 교섭 관행에서 벗어나 사회적 교섭 진용을 구축하는 일뿐이다. “위기는 기회이다!” 반전의 의미를 담은 이 말에는 또 한 번의 반전이 숨겨져 있다. 기회는 새로운 위기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많은 역사적 사례가 그것을 받쳐준다. 4·19혁명은 박정희의 쿠데타를, 1980년 서울의 봄은 전두환을 불러왔다. 이 말이 지금 우리 노동운동에게 그대로 닥...
-
[한겨레/세상 읽기]봉쇄의 역사와 활보할 권리 -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7.09.04 조회수 942
[한겨레/세상 읽기]봉쇄의 역사와 활보할 권리-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권명아한국어문학과 교수 는 봉쇄에 대한 영화이다. 는 관객들을 광주 ‘안’으로 이끌어가지만, 결코 바깥에서 바라보는 외부자의 시선을 넘어서기 어렵게 만든다. 는 오히려 관객을 광주 ‘바깥’에 머물도록 강제하는 영화로 보인다. 는 극장에서의 동일화를 통해 관객이 바깥 자리를 넘어설 수 있다는 환상을 완강하게 거부한다. 물론 에는 동일화를 차단하기 위한 복잡한 영화적 장치나 사유의 난해함을 유발하는 서사적 복잡함이 없어 보인다. 이런 효과를 유발하는 것은 바로 광주 봉쇄, 즉 봉쇄된 광주 그 자체이다. 학살은 봉쇄로 가능했고, 학살 이후에도 지속된 봉쇄는 학살...
-
[서울경제/백상논단]대북정책, 보수·진보 서로 역할 분담해야 - 서상목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2017.08.28 조회수 950
[서울경제/백상논단]대북정책, 보수·진보 서로 역할 분담해야- 서상목 사회복지대학원 교수서상목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문재인 정부가 당면한 가장 어려운 정책과제는 대북정책이다. 우리 대북정책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잣대이며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동시에 대북정책은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 보수와 진보가 서로 역할을 분담해 보완할 수 있다면 대내적 사회통합과 대북 문제에 대한 슬기로운 대처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위기 과정에서 한 가지 분명해진 사실은 북한이 체제 자체의 모순으로 인해 스스로 붕괴되지 않는 한, 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