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본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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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칼럼] 잃어버린 유년을 찾아서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2.25 조회수 963
[광주일보/칼럼] 잃어버린 유년을 찾아서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프랑스 고성(古城) 지대로 유명한 루아르 지방에 갔다가 근처 라 샤펠-앙트네즈라는 작은 마을에 이르렀다. 루아르 강을 따라 형성된 마을들은 이 고장 출신 대문호 발자크의 삶과 소설의 무대여서 파리에서 하루 또는 이틀 짧은 여행으로 다녀오곤 했다. 구두쇠 그랑데 영감의 외동딸 외제니의 일생을 그린 ‘외제니 그랑데’의 무대 소뮈르과 ‘골짜기의 백합’과 ‘루이 랑베르’의 집필지인 사셰를 돌아보다가 북쪽에 위치한 라 샤펠-앙트네즈라는 지명이 눈에 띠었다.여행의 묘미란 돌발적인 우연, 또는 우회의 여정에 있었다. 라 샤펠-앙트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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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 오래된 것도 아름답다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2.24 조회수 864
[국제신문/세상읽기] 오래된 것도 아름답다 - 전성욱 한국어문학과 교수전성욱한국어문학과 교수날이 차면 생각이 나서 이따금 찾게 되는 해장국집이 있다. 국물도 일품이지만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는 나이 많은 주인아주머니의 정다운 인사가 이 집을 찾게 만드는 진짜 이유인지 모르겠다. 오래되어 조금은 허름해 보이지만 정갈하게 정돈된 식당의 내부도 그 정다운 인사만큼이나 정겹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맛과 정이 그리워 모처럼 만에 찾아간 식당에는 아주머니의 정겨운 웃음 대신에 굳게 걸어 잠근 문짝에 '임대'라는 두 글자만 나붙어 있었다. 귀하다는 것은 꼭 그렇게 참혹한 상실을 맛보고 나서야만 깨달을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재개발이라는 허황된 이름으로 내 유년의 기억이 오롯한 골목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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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 제4차 산업혁명 변동기에 부산이 사는 법 - 고영삼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2016.02.24 조회수 941
[국제신문/세상읽기] 제4차 산업혁명 변동기에 부산이 사는 법 - 고영삼국제전문대학원 교수고영삼국제중재학과 교수연초부터 열기가 뜨겁다. 전 세계에서 릴레이처럼 개최되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글로벌 행사 이야기다. 어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모바일 월드 회의)가 열렸다. 세계통신사업자협회가 개최하는 MWC는 모바일 분야의 올림픽이다. 올해는 소니(일본), 화웨이와 샤오미(중국)가 삼성전자와 LG를 바짝 추격하는 삼국대전이 전개되고 있다.올해 제일 먼저 개최된 행사는 CES였다. 이는 가전제품 박람회인데 올해에는 '스마트 승용차'가 최고의 관심을 끌었다. LG전자가 폭스바겐, 삼성전자가 BMW와 협력해 스마트 홈과 자동차를 융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CES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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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의 세상풍경]영화제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2.24 조회수 684
[함정임의 세상풍경]영화제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삶이 예술이 되는 계기가 있다. 예술가의 작품이란 어린 시절 엄마 또는 삼촌 또는 누이의 어깨너머로 접했던 세계의 비밀스러움이 내면화되어가는 과정이다. 나를 작가이자 시네필로 만들어준 것은 유년기의 영화구경이었다. 극장의 장막을 걷고 어둠 속으로 들어갈 때의 떨림, 더듬더듬 자리를 찾아 앉을 때 들려오던 아련한 경음악소리, 어둠을 가르고 스크린까지 뻗어가던 한 줄기 빛, 그리고 새로운 삶, 새로운 인생. 그날 어둠 속에 펼쳐진 세상의 황홀과 비극, 삶의 진실에 사로잡혀 누군가는 배우가 되고, 누군가는 작가 또는 감독이 된다.소설과 영화는 매체는 다르지만 서사를 기반으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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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 경제와 민주주의 -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016.02.24 조회수 940
[국제신문/세상읽기] 경제와 민주주의 - 김대경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김대경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지난해 12월 학술 세미나 참석차 중국 남부의 거점도시인 양저우와 난징을 방문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중국은 무역 규모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했고, 첨단 IT(정보기술)산업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평소 필자는 중국의 미래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이번 기회를 통해 현지 실상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난징은 '삼국지' 오나라의 수도였고, 쑨원이 신해혁명으로 세운 최초의 공화국 중화민국의 수도였다. 양저우는 수나라 양제가 대운하를 건설한 이래 남부지역의 물류 요충지가 되었다. 난징과 양저우를 오가는 여정에서 말로만 들었던 중국의 변화와 발전상을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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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의 세상풍경]“향이 단어라면, 향수는 문학”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2.24 조회수 1003
[함정임의 세상풍경]“향이 단어라면, 향수는 문학”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면세점 거리를 통과할 때면, 향수 매장에 오래 머물곤 한다. 그곳이야말로 세계 향수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내가 처음 향(香)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은 대학시절 보들레르의 시편들을 만나면서부터이다. 그의 ‘상응’이나 ‘이국의 향기’ 같은 시들을 읽으며 이국적인 향들과 맞닥트렸다. ‘바람에 떠돌고 내 코를 부풀리는, 타마린드 나무의 푸르른 향’, 안식향(때죽나무 수액), 용연향(향유고래 수컷 창자 속 이물), 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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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흠 변호사의 법률 속 성경 이야기] 잠자는 자들을 향한 법의 메아리 - 박상흠 법무·감사실 팀장
2016.02.23 조회수 1066
[박상흠 변호사의 법률 속 성경 이야기] 잠자는 자들을 향한 법의 메아리 - 박상흠 법무·감사실 팀장박상흠법무·감사실 팀장“권리 위에 잠든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독일의 법학자 예링은 권리자의 손을 떠난 권리가 법의 세계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치 땅에 묻힌 한 달란트가 다섯 달란트 가진 자의 것이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소멸시효제도’와 ‘취득시효제도’는 누가 진정한 권리자인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권리 행사를 일정기간 행사하는 자에게 그 권리를 부여한다.예를 들어 급여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게 되면 비록 근로자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더라도 사용자에게 임금을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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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의 세상풍경]소설은 고등학생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2.23 조회수 1077
[함정임의 세상풍경]소설은 고등학생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함정임 한국어문학과 교수함정임한국어문학과 교수에세이스트이자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프루스트라는 작가의 삶과 문학을 대상으로 한 권의 책을 썼는데, 제목이 이다. 한국어 번역본으로는 이 출간되어 있는데, ‘소설 말고’라는 부제가 생략되어 있고,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다. 매혹적인 제목 짓기 감각과 철학적 사유를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낸 덕분에 이 책은 프루스트가 누구인지 모르는 독자라도 읽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실제 큰 사랑을 받았다.프루스트는 10대 때부터 오직 소설가가 되기 위해, 삶을 소설 쓰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여기며 살았다. 그는 먹고, 자고,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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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잃어버린 고독을 찾아서 - 이국환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6.02.23 조회수 980
[인문학 칼럼] 잃어버린 고독을 찾아서 - 이국환 한국어문학과 교수외로움은 견디는 것, 고독은 누리는 것외로움을 길들이면 홀로됨도 소중해진다이국환한국어문학과 교수주위에 부쩍 은퇴하는 사람이 많다. 은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는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택한 답은 외로움이었다. 돈과 건강보다 외로움을 먼저 걱정하는 것은 고립을 피하고 서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사회적 유대가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고, 그 결과 외로움을 고통스럽게 느끼도록 유전자가 형성되었다.친구들에게 초 단위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10대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접속하는 어른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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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기고] 북한의 도발에 맞설 가장 강력한 무기 - 강동완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6.02.16 조회수 960
[국제신문/기고] 북한의 도발에 맞설 가장 강력한 무기 - 강동완 정치외교학과 교수강동완정치외교학과 교수북한이 4차 핵실험을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말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강대한 핵보유국'을 언급한 지 27일 만에 핵실험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북한은 지난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로켓기술은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당연히 미사일 도발로 받아들이고 있다.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의 최후보루라 할 수 있는 개성공단을 전격적으로 중단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시행했다....